[🇫🇷 프랑스 생활]/프랑스 유학

프랑스 유학 11년 경험자가 알려주는 프랑스 고등교육 시스템

안녕하세요 :)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아마 각기 다른 이유로 프랑스 유학을 생각해보신 분이겠죠?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프랑스 유학을 시작해서 아마 어학연수를 마친 후 학사 유학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한국에서 학사를 하시고 프랑스에서 석사를 시작하시려는 분과는 루트는 다르지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의 고등교육 단계 설명

프랑스는 여느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고유한 학위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목격한 바로는 2019년도부터 프랑스 교육 시스템의 글로벌화를 위한 개혁이 이뤄지고 있었음으로 요즘은 영미권 시스템과 비슷한 학위나 과정들이 많이 생기고 있긴 합니다. (Master of Science와 같은 과정 혹은 프랑스식 Master이나 영미권식 학기 체계를 갖춘 과정 등)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제가 상경계 출신이라 상경계 기반의 정보일 수 있습니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 아래의 표를 만들어서 대표적인 경우의 수를 한번에 정리했으니 같이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고등교육 과정을 BAC + N으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BAC은 프랑스의 수능인 Baccalauréat(바깔로레아)의 준말로 BAC + 3이란 수능시험을 통과해서 특정 교육기관에 입학 후 3년이 흐르면 취득할 수 있는 학위라는 것을 뜻합니다.

프랑스에서 고등학생때부터 조기유학을 하시는것이 아니라면 첫번째 줄 (프레파 입시 후 앙제니어 과정 입학)과 두번째 줄(바깔레로아 점수 및 포트폴리오로 선별적인 통합 5년과정 입학)은 일반적으로 유학을 생각하는 성인이 도전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므로 세 번째 줄부터 아래까지 순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개괄적으로 어떤 코스 시나리오들이 있는지 보고 싶으신 분들은 주욱 읽어보시면 되지만 특정 과정을 염두에 두신 분이라면 내가 관심 있는 과정이 위의 표에서 어떤 코스안에 속하는지 파악하시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BAC + 5 = 학사 3년 + 석사 2년 과정 :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한국에서 4년제 학사 혹은 프랑스에서 3년제 학사를 졸업한 후 석사로 진입하는 코스입니다. 학사 과정을 마친 후 학점과 학교가 요구하는 특수한 자격 요건 (언어, 자격증 등)을 심사한 후 석사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교 출신 학사를 우대합니다. 원하는 경우 석사 1학년과 2학년을 다른학교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석사는 학사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수업이 많고 연구는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연구와 그 결과물을 요구하는 경우 Master en Recherche (연구 마스터) 라고 별도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많은 학교들이 석사 마지막 해에 4~6개월의 (보통 6개월) 인턴십을 하는것을 졸업요건으로 두고 있습니다. 특정 석사의 경우 Formation en Apprentissage (어프렌티스 과정) 과정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석사 2년 동안 혹은 마지막 1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석사를 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고 수업의 양이 줄어들은 것은 아니고 주중 5일 가운데 이틀은 학교에 와서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저녁 11시에 끝나고 나머지 사흘은 회사에 가고 학교가 방학인 기간엔 직장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과정입니다. 필자도 이 과정을 1년 경험했습니다. 어프렌티스 과정이 아닌 석사는 Formation Initiale이라고 부릅니다.

BAC + 5 = 학사 2년 + 정예석사 3년 과정 :
상경계와 법대에 특수하게 존재하는 코스인 것으로 아는데 다른 곳에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학사 2학년까지의 성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미리 선별한 뒤 여러 교수가 학사 3학년때부터 직접 케어하고 별다른 추가 심사 없이 바로 석사과정으로 진입시킵니다. 해당 과정 학생들에겐 실습기회를 포함한 각종 베네핏이 제공됩니다. 이 과정은 마지스테흐(Magistère) 과정이라고 보통 칭합니다. 다만 성적이 20점 만점에 12점 혹은 그 이상의 점수 이하로 몇 회 이상 떨어지면 퇴출되는 등 각종 제약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BAC + 5 = 학사 3년 + 일반 석사 1년 + MSc 1년 과정 :
프랑스의 MSc (마스터 오브 사이언스) 과정은 프랑스 그랑제콜협의회(CGE, Conférence des Grandes Ecoles)에서 인증하는 과정으로 프랑스의 고등교육 과정 글로벌화를 위해 만들어져 50% 이상의 수업이 외국어로 진행될것을 요구합니다. MSc 과정은 1년 과정과 2년 과정이 있는데 1년 과정의 경우 BAC + 4(석사 1학년)를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MSc 과정으로 진학할 것을 요구하고 MSc 2년 과정은 BAC + 3(학사 졸업)부터 진학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다만, 특정 학교의 경우 명목상 MSc 1년 과정이지만 수업에 인턴십과 논문을 더해 거의 2년에 달하는 경우 학사만 가지고 있어도 진학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해외에서 학사는 4년제인 경우가 있으니 이 경우 석사 1학년의 Waiver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확실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학교에 메일로 문의하셔야 합니다.

BAC + 8 = 학사 3년 + 석박통합 과정 5년 :
한국에서는 석사 후 박사 코스를 거치면 최소 6년 정도가 걸리는 것을 석박통합과정을 통해 석사 졸업 과정을 간소화 시켜 최소 5년이 걸리는 패스트 트랙을 만들어 둔것이 석박통합과정입니다. 프랑스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석사 과정 졸업을 위한 연구 실적 요구가 애초부터 크지 않은 프랑스의 경우 박사 과정 기간의 전제가 이미 3년임으로 한국과 똑같이 5년입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졸업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면 박사 과정이 1~2년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도 그러한지 모르겠습니다) 석사 2년 + 박사 3년을 통틀어 석박통합 5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특정 진학 희망자에 대해 석사 1학년 Waiver 요청이 있고 조건을 만족한다면 석사 1년 + 박사 3년으로 석박통합이 4년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Waiver를 허용하는 경우 표기해놨을테니 Waiver가 필요하시면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BAC + 6 = 학사 3년 + 석사 2년 + 전문석사 1년 과정 6년 :
(MSc 2년 과정은 위에서 설명했음으로 생략하겠습니다.) 표에 MS라고 써 있는 과정은 CGE에서 인증하는 Mastère Spécialisé의 줄임말로 전문 석사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국가에서 인정하는 "학위"가 아닌 CGE에서 "인증"해주는 수료과정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영어로 Advanced Master 라고 번역합니다. 그렇다고 MS과정이 의미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의 경제통계학 분야 최고의 권위를 지닌 그랑제꼴인 ENSAE에서는 보험 계리학 MS 전문 과정을 프랑스 계리사 협회와 함께 제공하는데 해당 과정을 졸업후 3년간의 실무를 거치면 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등 굉장히 실무와 밀접한 수업 내용과 경험을 제공해주는것이 MS의 목적이며 아웃풋도 훌륭하기 때문에 BAC + 6라고 부릅니다.

BAC + 5 = 학사 3년 + 경영석사 2년 + 인턴십 1년 과정 6년 :
프랑스의 유명한 비즈니스 스쿨인 HEC, ESSEC, ESCP와 같은 그랑제꼴들의 플래그십 과정입니다. Master in Management라는 경영석사 과정으로 통상 Programme Grandes Ecoles(PGE)이라고 불리는 해당 과정에 입학하는 과정은 프레파를 통해 입학하는 방법도 있으나 유학을 희망하는 한국인 성인에게는 타이밍상 불가능하므로 학사 졸업후 GRE, GMAT, TAGE MAGE(프랑스식 GMAT) 점수와 영어 회화 관련 점수와 함께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PGE 과정은 일반 석사와 마찬가지로 석사과정이기 때문에 2년이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석사 1학년 후 휴학하고 1년 동안 5-6개월 기간의 인턴십을 2회 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 혹은 의무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턴십이 끝난 후 2번째 학년에서는 교환학생으로 해외 비즈니스 스쿨에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위 학교에서 PGE MiM 과정을 졸업한 경우 취업은 매우 수월하며 내부 잡포럼 행사때 취업이 안될 수가 없는 구조일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명한 과정이고 대부분이 사립 비즈니스 스쿨인 만큼 학비는 매년 15,000유로~20,000유로 사이이며 휴학 중에도 일부 혹은 전체 학비를 내라고 요구하는 이상한(?) 경우도 있습니다.